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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준 디자이너 인터뷰

브라보 비버 캐릭터 소개
저는 강동 그린나래 센터의 캐릭터를 만든 박병준 디자이너 입니다. 캐릭터를 먼저 소개해드릴게요. 비비는 힘이 세고 부지런하고, 바바는 똑똑하고 생각이 깊어요. 보보는 먹는 것을 좋아하고 집념이 강한 아이예요. 비버가 일을 잘하는 동물로 많이 알려져 있잖아요. 그래서 비버를 캐릭터로 해서 이곳 작업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부지런함을 표현하면 어떨까 해서 제안 해주셨어요.
원래 그렸던 게 정말 많은데, 처음에는 하나하나가 다 다른 캐릭터였어요. 이름도 성격에 맞춰서 똑똑한 또또, 수줍은 샤샤, 파파 같은 후보도 있었고요. 주황색, 노란색, 갈색으로 색을 다르게 하고, 색을 활용한 이름도 있었어요. 아니면 키 큰애, 통통한 애처럼 체형을 활용한 이름도 있었어요. 결국엔 비비 바바 보보 ‘브라보 비버’가 되었어요.
캐릭터를 이렇게 다 조금씩 다르게 만든 이유는 이곳이 서로 다양한 성격이 어우러져 같이 일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너무 다 똑같으면 누가 누구인지 구별도 못 하니까요. 원래는 더 많이 달랐는데, 색깔은 갈색으로 통일하고 체형이나 얼굴 모양을 조금씩 다르게 하기로 했어요. 보보는 코가 좀 크고 바바는 눈 사이가 넓고 볼 옆에 털이 나 있어요. 비비는 키가 크고 머리 위에 털이 나 있어요.
박병준 디자이너의 스케치 노트에 빼곡한 '브라보 비버' 캐릭터의 초기 스케치
"스타일 조율은 괜찮게 진행이 됐어요."
저는 원래 실제 비례랑 비슷한 그림을 많이 그려요. 근데 얘는 이렇게 귀여운 비례로 만든 건 박초롱 디자이너님의 요구였어요. 스타일 조율은 괜찮게 진행이 됐어요. 평소와는 다른 스타일이었지만 어렵지는 않았어요. 그림체를 좀 바꿔가면서 그려보니 저 스스로 다양함을 느낄 수 있었어요.
공간에 들어갈 그림을 위해 다양한 동작을 그렸어요. 집 지을 나무를 갉는 모습, 훌라후프 하는 모습, 공사장에서 계획서 보는 모습, 같이 어울려서 놀고 있는 거, 같이 밥 짓는 모습, 야외에서 운동하는 모습이 있어요. 이 공간에서 일어날 거라고 생각되는 동작을 만든 거예요. 씻는 모습, 청소하는 모습, 스마트폰 보는 모습, 책 읽는 모습도 디자인했습니다.
강동그린나래복지센터에서 이루어질 활동에 맞춰 브라보 비버의 다양한 포즈를 그려냈다.
느린 학습자를 위한 디자이너
캐릭터가 공간에 크게 붙은 걸 봤을 때 뿌듯했어요. 입구에도 애들이 붙어있으니까 좀 친근해 보여요. 제가 그린 캐릭터를 보고 여기에 근무하시는 분들이 서로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일하면 좋겠어요. 맛있는 것도 잘 먹고, 일도 열심히, 몸도 건강히 지내면 좋겠어요. 그리고 차별받지 않고 좀 자연스럽게 살면 좋겠어요.
제 디자인은 그냥 귀엽다는 단순한 말 대신 좀 더 다양하고 공간이랑 어울린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강동 그린나래 센터에서 크리스마스 카드라든가 연하장 같은 계절별 카드 디자인이나 이벤트 행사장에 필요한 브라보 비버 캐릭터를 요청하시면 제가 또 디자인해드리겠습니다.
지금 저는 피치마켓이라는 느린 학습자를 위한 도서 만드는 회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어요. 일한 지는 3년 좀 넘었어요. 사람도 많이 그리고, 동식물도 많이 그렸어요. 내년 달력 작업으로 도시 풍경을 많이 그리고 있어요. 아직 실력은 부족하지만, 너무 잘 그리고 싶다는 욕심이 쓸데없이 많아요. 앞으로 계속 노력해서 단순하고 명료한 그림을 보여줄 수 있는, 느린 학습자들을 위한 디자이너가 될 거예요.
브라보 비버의 탄생이 담긴 자신의 노트를 자랑스럽게 보여주고 있는 박병준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