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강동그린나래복지센터 최상진 (전)센터장 인터뷰

새로운 변화를 맞이한 강동그린나래복지센터
강동그린나래복지센터가 새롭게 변하면서 우리 사원분들이 표정도 밝아지고 활기가 넘치게 변한 모습을 보여줘서 기분이 굉장히 좋습니다. 이런 결과를 가져오기까지 도움 주시고 함께 해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만들어진 가장 큰 변화는 운영법인이 바뀌면서 센터의 운영 방향, 지향하는 가치가 바뀐 거예요. 기존의 지체장애인분들을 위한 서비스는 대체할 수 있는 다른 기관에 이양하고, 조금 더 ‘발달장애인의 일과 삶을 위한 공간’으로 방향을 바꾸게 된 거고, 공간도 그에 맞춰 변하게 된 겁니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체육관, 교육실, 그리고 지역 주민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라운지 공간 등이 만들어졌습니다. 발달장애인에게 최적화된 공간이면서 지역에 충분히 열린 공간으로 운영되도록 저희가 신경 써서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강동구 같은 경우 다른 지역에 비해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이나 복지 서비스가 적은 편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직업 재활 시설만 해도 서울시에서는 송파구 다음으로 가장 많고, 시립장애인복지관이나 발달장애인분들을 위한 복지관 등이 설립되어 있고, 추가로 더 지어질 거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구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괜찮다는 생각이 들고요.
우리 센터는 공간이 강동구 소유의 건물인 구립 센터이고 이를 법인에서 위탁 운영하는 방식이어서 아무래도 임대료 부담 없이 운영할 수 있는, 상대적으로 좋은 기반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구청에서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고 관리가 철저하다 보니 저희가 조금 더 책임감 있게 임해야 하죠. 저희도 우리 사원들을 위해 어떤 부분을 더 채워야 할지에 대해 다른 기관과의 교류와 논의를 꾸준히 해나가고 있습니다.
함께 만들어간 리노베이션 프로젝트
이번 공간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는 조금 특별했던 것 같습니다. 저도 사회복지 현장에서 20여 년 있으면서 시설 개보수나 기능보강을 종종 해왔는데, 그럴 땐 그냥 담당자나 시설기관장이 나름의 철학이나 감각으로 일을 진행하곤 했어요. 그런데 이번에 진행된 리노베이션처럼 공간을 대대적으로 180도 바꿔버리는 일은 거의 있기가 힘들어요. 일 자체가 이렇게 성사되기도 쉽지 않고, 2~3개월씩 공간을 비우는 것 자체도 쉽지 않기 때문이죠.
특히나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이 공간의 이용자의 관점에서 어떻게 쓰였으면 좋겠는지 고민했던 것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예를 들어 공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나 위험 요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제안해주셨거든요. 그리고 사이니지나 메시지도 우리 발달장애인분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수차례 검토하고 고민하며 만들었거든요. 그 외에도 많은 전문가가 참여해서 이 공간에 담을 가치나 철학을 수렴하기 위해 많은 논의가 오갔습니다. 어느 누구 한 분의 생각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었어요. 그 과정 하나하나가 다 의미 있었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더 좋은 공간이 만들어진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사실 처음엔 앞으로 일이 어떻게 진행될지 청사진이 그려지진 않았습니다. 차츰차츰 단톡방 같은 게 마련되고, 참여하시는 전문가들도 늘어나는 식으로 확장성을 갖고 일이 진행되었어요. 처음부터 어떻게 하겠다고 정해놓고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던 거죠. 하다 보니까 이런 전문가도 필요하겠다 판단되면 또 초대하고. 여러 의견을 들으며 프로젝트의 방향이 만들어져나간 거예요. 사실은 좀 낯설었죠. 그동안 해왔던 방식은 아니니까. 하지만 이렇게 하는 게 어쩌면 더 당연한 것 아닌가 싶기도 했고, 더 의미 있는 방식이었던 것 같습니다.
공간이 만들어진 것 자체로는 아쉽다거나 그런 건 없는 것 같아요. 워낙 너무 잘 만들어져서 (웃음) 그래도 그 와중에 조금 아쉬운 걸 찾아보면, 공간이 조성되는 과정에 저 스스로 비전문가라고 생각하다 보니 그렇게 적극적이진 못했던 것 같아요. 그런 부분들이 저한테는 돌아보면 좀 아쉬운 부분이지 않나 싶어요. 이렇게 진행되는 프로세스를 통해 더 좋은 공간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걸 저도 느꼈기 때문에 앞으로 만약에 또 뭔가를 한다면 이런 프로세스를 적용해보고 싶은 그런 마음들이 생겼고, 그렇게 되면 저도 좀 더 제 나름대로 주도성을 갖고 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어요.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 가는 일
이제 센터는 우리 사원들의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하는 것이 지향점이 되었고, 그렇게 하기 위한 새로운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만들어가야 하는 게 우리의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걸 위해 우리 직원들이 굉장히 노력을 많이 해야 해요.
우선 체육 관련 프로그램은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운영이 될 거고, 그 외에 여가 활동이나 동아리 활동 같은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만큼 근로시간이 단축되면서 그만큼 줄어드는 소득을 보전할 방법이나 최저임금을 지향하는 방법도 찾아내야 하죠. 그래서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많이 찾아내고 시도해야 해요. 지금 카페 쪽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갈 계획이 있고, 세차 사업 같은 새롭게 확장할 수 있는 아이템들을 계속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발달장애인지원센터 사업 같은 경우에는 CST 사업이나 신탁회사 결정사업 같은 일이 이 공간에서 잘 구현될 수 있도록 만들어나가는 것도 과제로 갖고 있어요. 이런 게 이전에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새롭게 해나가야 할 과정이라 어려움이 적지 않을 거로 생각하고, 고민도 많을 거예요. 그래도 그런 것들이 우리에게 쌓이면 스스로 역량을 키워나가는 그런 기회가 될 거로 생각하고, 그런 의미를 생각하면서 열심히 잘 만들어가야 하겠죠.
물론 그런 걸 실현하려면 여러 가지가 뒷받침되어야 해요. 재원 등을 어떤 방식으로 지원할지, 아니면 우리가 조달할지 같은 문제가 고민되어야 하죠. 수익 사업을 더 확대해야 하고요. 그걸 구청에다가 요구만 하고 있을 수는 없기에 우리 스스로도 찾을 수 있는 부분들이 뭐가 있을지 고민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길을 찾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요.
즐거움이 만들어 내는 긍정적인 변화
우리 사원들이 일도 중요하지만, 또 삶에 있어서 다른 가치들이 충분히 있을 수 있거든요. 지금은 체육 활동하고 여가 활동 몇 가지이지만, 그게 이 사원들에게는 삶이 통째로 바뀌는 그런 경험이 될 수 있는 거죠. 저는 그런 믿음이 있거든요. 우리 센터를 통해 그런 변화들이 만들어지고, 그런 것이 전국적으로도 널리 알려져서 다른 직업 재활 시설에도 그러한 의미가 자꾸 담겨지게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우리 사원들의 표정이 바뀐 것부터, 체육 활동하러 내려갈 때의 즐거움 같은 게 계속 보이거든요. 물론 아직은 좀 힘들어하는 분도 계시지만 조금씩 변화가 생겨나고 있어요. 굉장히 긍정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 직원분들이 이곳을 일도 물론 즐겁지만, 다른 즐거움도 찾을 수 있는 공간이라는 생각을 하실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런 변화를 지켜보는 저희도 좀 더 관심을 갖고, 어떤 변화가 만들어지는지 민감하게 변화를 감지해야 해요. 그런 과정을 잘 기록하고 더 많은 이들이 알 수 있게 스토리도 잘 만들어 내서 널리 알리는 것이 우리의 과제인 것 같아요. 우리 사원들이 변하고 있는데 우리가 그걸 인지하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게 되기 때문에, 저희도 좀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은 근로에만 집중했다면 이제는 근로하는 사람에 집중하는 그런 느낌인 것 같아요. 우리 센터의 변화로 새로 더해진 체육 활동이나 다른 프로그램들이 우리 직원들의 근로 능력이나 성과 같은 것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 걸 잘 지켜보고 찾아보고 해야겠죠. 그리고 장애인분들이 그동안 주로 도움을 받는 방식으로 살아오셨다면, 이제는 이분들도 누군가를 돕고, 어딘가에 기여 하는 방법으로 모델의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거로 생각됩니다. 그런 것들을 찾기 위해 우리가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들 저희 강동그린나래복지센터를 와서 보시면 좋겠습니다. 공간이 변함으로 인해서 여기를 이용하는 분들의 변화가 같이 찾아올 수 있다는 걸 저희가 직접 보고 있고, 앞으로 그런 것들이 더 많이 보여지리라 저는 확신하고 있어서 이 공간을 여러분들게 꼭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언제든지 오셔서 보시고 참고하시고, 또 그런 것들을 각자의 자리에서 시도하고 실현하시면 좋겠습니다.
새단장을 마친 공간에서 새로운 출발을 기념하고 있는 강동그린나래복지센터 식구들 (강동그린나래복지센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