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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폐인사랑협회 박성열 부회장 인터뷰

사랑으로 같이 어울려 살기 위한 노력
발달장애는 크게 지적장애, 자폐성 발달장애 두 가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강동그린나래센터에서도 보셔서 아시겠지만 아무래도 자폐성 발달장애 분들이 더 처지게 됩니다. 부모도 사회복지사 선생님들도 힘들어하는 어려운 장애다 보니 이들이 우리 사회에서 건강하게 공존하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나서서 해야 할 일들이 많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2006년 12월에 한국자폐인사랑협회가 국가로부터 사단법인 인가를 받아서 벌써 15년째 협회를 운영하며 다양한 일들을 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가야 할 길이 좀 멀어 보이긴 합니다.
협회를 창립하고 우리의 명칭을 정할 때부터 굉장히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때만 해도 왜 자폐라는 말을 넣어야 하냐고 반대하시는 분들도 계셨고 의견이 참으로 분분했어요. 자폐는 약물로 치료되는 그런 질병이 아니다 보니, 결국 사랑으로 같이 어울려 살아가야 하지 않냐는 뜻에서 협회 이름에 사랑이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우리 협회에서는 다양한 부설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단기 보호, 주간 보호를 제공하는 부설 센터는 다 강동구에 있습니다. 그리고 중증 장애인들이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기술과 재능을 계발하는 재능개발센터, 그리고 발달장애인들의 건강을 도모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별별 체육관도 있습니다.
그리고 자폐성 발달장애 아동의 가족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순간이 어쩌면 진단을 받았을 때일 수 있어요.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멍해지죠. 뭘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저 역시도 그랬고요. 그래서 우리 협회에서는 자폐성 발달장애에 대한 조기 진단과 부모 교육을 제공하는 CST 프로그램을 대한민국 최초로 여기 강동그린나래복지센터 안의 특별 프로그램으로 준비하였습니다. 여기 강동구뿐만 아니라 전국 어느 곳에서나 CST 프로그램을 만나보실 수 있게 널리 퍼지면 좋겠습니다.
개개인의 노력이 모여 만든 변화의 과정
강동그린나래복지센터는 참 여러 곳의 도움으로 이러한 변화를 만들어내게 되었습니다. 우선 이 공간은 강동구의 것을 협회에서 위탁운영하게 된 것이고, 이곳이 이렇게 새로운 단장을 할 수 있었던 건 베어베터 김정호 대표님의 공이 가장 크시죠. 또 베어베터 이진희 대표님이 애쓰신 점과 한국자폐인사랑협회 김용직 회장님의 도움도 컸습니다. 그리고 우리 협회에서도 자체적으로 모금 캠페인을 진행했는데, 박성원 대표님 외 많은 분이 개인적으로 적지 않은 금액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주셨어요.
프로젝트 진행에도 개개인의 힘이 매우 컸다고 생각합니다. 건축을 맡아 주신 조재원 소장님을 비롯하여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신 분들이 단순히 계약에 의한 용역이 아니라, 정말로 같은 목표를 가지고 힘을 합쳐서, 가슴 속에 있는 모든 걸 담아서 작업을 해주셨어요. 어떻게 이렇게 내 일 이상으로 밤을 새워가며 노력해주셨는지! 정말 이 모든 분의 도움으로 이러한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공사 기간은 불과 두 달 남짓 걸렸지만, 사실 이 계획을 시작하기까지 꽤 오랜 준비단계가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코로나 시대에 대면도 아니고 비대면으로 참 많은 일을 의논하고 추진해 왔죠. 그 과정이 참 값지다고 생각하고, 그 과정에서 함께했던 모습도 너무 보기가 좋았습니다. 저는 이 프로젝트에 같이 참여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보람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우리가 이번에 추진했던 일이 정말 보람 있고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것을 이번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많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캠페인을 진행하다 보면 기대도 있고 실망도 하게 되는데, 이번 캠페인에서는 기대감이 실망감을 압도했죠. 세상에 꼭 어두운 쪽만 있는 건 아니구나, 우리가 밝은 쪽의 넓은 면을 가지고 간다는 걸 이번에 절실히 느꼈습니다. 각자의 영역에서 함께 힘써주신 한 분 한 분이 다 겨자씨가 되어 이러한 좋은 사례가 퍼질 수 있도록 다른 비슷한 프로젝트를 또 하시게 되리라고 확신합니다.
한국자폐인사랑협회에서 진행한 모금 캠페인
더 큰 변화를 만들어 낼 작은 불씨
강동그린나래복지센터를 보시면 발달장애인이 모여서 건강하게 생활하고 즐겁게 작업할 수 있도록 보호작업장이면서 별별 체육관이 함께 있고, 다양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들을 마련하였습니다. 이러한 모델이 전국적으로 짧은 시간 안에 많이 확산이 되어서 전국의 발달장애인 가족분들이 당당한 권리를 누릴 수 있기를 바라며, 그 과정에서 우리 강동그린나래복지센터가 확산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공간에서 생활하시는 발달장애인들, 그리고 그들의 가족분들이 행복을 느끼신다면 그게 최고의 피드백이겠죠. 앞으로 3년 정도 지나면 확실하게 가시적인 변화가 있을 겁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겨자씨 같은 개인들의 후원과 참여가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하듯이 우리가 같이 조그만 힘이라도 모아 맞들면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강동그린나래복지센터의 재탄생을 보면서 전국에 계신 발달장애인 가족들이 희망을 잃지 마시고 같이 힘을 합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하나의 사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보람된 작은 불씨가 되어 퍼져나갈 수 있도록 한국자폐인사랑협회에서도 계속해서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