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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체육관 김경욱 코치 인터뷰

개개인의 특별한 특성에 맞추는 별별 체육관
강동 그린나래 복지센터 별별 체육관의 특수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김경욱입니다. 여기서는 ‘별별 체육관’으로 불리지만 원래는 ‘별별 생활체육 센터’라는 이름으로 시작했어요. 베어베터에서 직원들 대상으로 건강검진을 했는데, 60% 이상이 건강에 문제가 있는 거로 나온 거죠. 그리고 이분들이 여가 문화도 즐길 곳이 마땅치 않아서 그러면 발달장애인을 위한 건강 관리와 여가 생활을 활성화할 수 있는 것을 기획해보면 어떨까? 해서 별별 생활 체육센터라는 공간이 만들어졌어요. 그러니까 성인기 발달장애인들이 특별하지만, 한편으로는 특별하지 않은 공간에서 편안하게 생활체육과 건강한 여가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공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처음 시작된 별별 생활체육센터 성수점은 표준작업장에 마련된 공간이어서 근무하시는 분들이 혼자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을 정도의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하신 분이었어요. 그런데 강동에서는 그보다는 기능이 조금 떨어지시는, 독립적인 생활이 어렵고 활동에 보조가 필요한 분들을 대상으로 하는 보호작업장이어서 별별 체육관의 프로그램도 그분들에 맞춰서 다양한 스포츠 경험과 활동 보다는 기초 운동 기술을 가르쳐드린다거나, 기본적인 체력을 키우고 건강해지는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발달장애라는 것이 워낙 다양하잖아요. 하나로 딱 정의 내릴 수 없게 다양한 특성을 갖고 계셔서 거기에 맞춰서 운동 프로그램을 짜고 있어요. 사실 우리 같은 비장애인들도 그립도 잡을 줄 모르는데 무조건 바로 뭘 하라고 하면 되게 당황스럽고 힘들고 스트레스받고 운동 자체가 그냥 하기 싫어지잖아요. 그런 것처럼 이분들도 똑같거든요. 기초 체력이 아예 없고 이동 기술도 어떻게 하는지 모르는데 ‘스포츠 참여해라’ 그러면 그 자체로도 스트레스죠.
그래서 각자의 특성에 맞춰서 계획되는데, 만약 소음에 아주 민감한 사람이라면 되도록 작게, 그리고 작은 것에 신경 쓰이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그분이 점프를 좋아하면 그 점프를 활용해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발달장애인분들은 사회성이 떨어지실 수 있고 여러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문제고 있어서 그룹 활동이 가능하신 분들은 사회성 발달과 자존감 향상도 될 수 있게 그룹 활동을 주로 하고 있어요. 만약 그게 안 되시는 분들은 좀 더 신체 활동 촉진을 위한 프로그램에 집중하고 있고요.
별별생활체육센터 운영백서 (2017) 다운로드 링크
밝아진 표정으로 드러나는 변화
다행히 한 달 사이에 작지 않은 변화가 보이는 것 같아요. 저도 공사할 때 몇 번 오가며 일하시는 분들을 뵌 적이 있었는데, 다들 낯빛이 어두웠어요. 웃음기 없고 조금 경직되었다고 할까요. 아무래도 일만 하니까 좀 피곤한 듯한 그런 표정이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공간이 바뀌어서 그런지 체육관이 생겨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다들 표정이 많이 밝아졌어요. 지금은 많이 웃으시고 저한테 농담도 하시고 장난도 치는 분도 계세요.
한 분은 고도비만에 자신감도 없으셔서 항상 고개를 푹 숙이고 오셔서 계속 “못해요. 안 할 거예요” 그러시던 분이 있어요. 그래서 제가 아주 작은 활동부터 복합적인 활동까지 하시게 하면서 계속 긍정적인 언어로 “할 수 있어요. 해보세요” 얘기하며 성취감을 계속 심어드렸어요. 그랬더니 이제는 “제가 먼저 해볼게요!”라고 이야기하세요. 또 다른 분은 많이 민감하신 분이라 체육관에 오자마자 ‘집에 갈 거예요’라고 얘기하시며 집중을 5분도 못하고 계속 위층으로 다시 올라가셨어요. 그런데 오늘 보니까 그런 말을 한 번도 안 하고 15분 동안 계속 집중하셨어요. 그런 긍정적인 변화가 벌써 조금씩 보이고 있어요.
보호자 분들도 아이들이 집에서 체육 활동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고 하시고, 다른 직업 선생님들도 다들 표정이 너무 밝아졌고, 예전에는 쉬는 시간에 그냥 수동적으로 앉아서 핸드폰만 하고 있었다면 지금은 일어서서 배운 스트레칭을 한다든지 돌아다닌다든지 하며 건강에도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되시고, 조금 능동적으로 바뀌었다고 얘기해주시더라고요. 예전에 보지 못했던 그런 긍정적인 변화가 조금씩 생기는 거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선생님으로서 뿌듯하고 보람을 많이 느끼죠. 경증이 아니라 중증 분들을 위한 체육 시설이 생겼고, 체육 활동을 통해 그분들이 변하는 게 보이니까 그분들의 자기 효능감뿐만 아니라 저의 자기 효능감도 올라가는 거 같아요. 제 자존감도 같이 성장하는 거죠. 그리고 처음 별별 생활체육 센터를 시작했을 때는 환경이 여기보다 열악하기도 했고, 이런 공간과 활동이 세상에 정말 필요한데, 그게 필요하다는 걸 우리 내부, 저랑 이진희 대표님 정도만 알고 그랬던 거죠. 그러다 보니 지금보다는 보람이 좀 떨어졌던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하나의 모델로서 개발이 되고, 필요성도 계속 어필되고 확장되려 하고 있잖아요. 그런 면에서 더욱 보람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별별생활체육 수업시간
별별생활체육 수업시간 (강동그린나래복지센터 제공)
별별 체육관 선생님의 보람과 고충
저는 어릴 적에 중3 때까지 수영선수였어요. 어릴 적부터 체육 선생님이 되는 꿈을 갖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수영을 하다가 어떻게 옆을 봤는데 어떤 장애인이 수영하고 계셨어요. 그분을 보면서 조금 특별한 일을 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어서 특수체육교육학과에 가게 됐어요. 그런데 특수체육교육학과는 다양한 장애 분야가 있거든요. 지체 장애도 있고, 시작 장애도 있고. 그런데 왜 그랬는진 모르겠는데 다른 분들은 다들 좀 힘들어하는데, 저는 자폐 장애에 그냥 마음이 가더라고요. 그때 자폐 1급이신 분들을 만났는데, 그분들한테 되게 마음이 쓰이고 하나라도 더 해주고 싶고 그랬어요. 그분들은 특별함이 있어요. 다 다르잖아요. 우리나라는 전형적인 것, 정상적인 것 아니면 다 제외되는데 그게 너무 싫었거든요. 그래서 그분들을 봤을 때 다른 점들을 찾아가며 좀 더 키워주고 싶다, 건강하게 해주고 싶다 그런 마음이 들어서 ‘나는 발달장애인이 맞다’라고 생각하고 계속 이쪽으로 일을 계속하고 있죠. 저를 갈아 넣으면서. (웃음)
그런데 아무래도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프로그램도 돌리고, 콘텐츠도 만들어야 하다보니 아무래도 조금 힘에 부치긴 하죠. 다른 사기업들 보면 콘텐츠 만드시는 분들은 콘텐츠만 만드시고, 가르치는 분들은 가르치기만 하시고 그러잖아요. 특수 교사들 시간표도 9시에 시작해서 3~4시 정도에 마치는 편이고. 그런데 여기 작업장에 오니까 예전이랑 달라진 게 작업도 도와줘야 한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지금은 운동을 하느라 예전보다 일하는 시간이 줄어들어서 생산 물량이 안 나오는 거죠. 그러면 제가 올라가서 도와드려야 되는 거예요. 그것까지 업무가 가중되어서 조금 많이 지치긴 해요. 그런 게 아니면 좀 더 새로운 콘텐츠랑 가르치는데 에너지를 쏟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이런 상황을 뭔가 보완해주는 시스템을 구상한다면 아무래도 가장 큰 건 인원 확충일 것 같아요. 혼자서 다 할 수는 없으니까요. 혼자서 프로그램 돌리고, 콘텐츠 개발하고, 관리하고, 그리고 여기서 일손 부족한 거 돕고, 그러다 또 다른 프로젝트가 생기면 거기에 또 참여해서 프로젝트 돌리고. 그 정도는 자기 보람만으로는 버티기 힘든 거 같아요. 그리고 지자체 쪽 인력으로 포함되니까 급여가 딱 정해져 있는데, 활동을 더 하는 만큼 다른 인센티브를 적용해서라도 보상을 더한다거나 인력을 확충해서 업무 분개를 한다거나 하는 지원이 필요한 것 같아요.
발달장애인 사원을 위한 체육 수업을 진행하면서 그날의 기분과 마음까지 살피고 있는 김경욱 선생님
새로 지어진 별별 체육관의 공간
이번에 공간을 만들면서 제가 바랐던 건 이곳에 내려왔을 때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정서적으로 안정될 수 있는 공간이길 원했어요. 일하다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풀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데, 그럴 때 잠시 내려와서 좀 쉬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래서 조명도 따뜻한 느낌이고 마감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우드 같은 거로 해 주셨어요. 예전에 있던 곳은 그냥 형광등에 시멘트 마감도 제대로 안 된 공간이었거든요. 그런 곳에서도 물론 운동은 할 수 있지만, 지금 같은 공간이 마련되면 바로 편안해하세요.
그리고 공간을 이렇게 큰 메인 공간과 작은 공간으로 나눈 건 정말 잘한 거 같아요. 작은 공간에서는 VR 게임이나 소그룹 PT 같은 걸 나눠서 진행할 수 있거든요. 그리고 정서적으로 불안한 분들이 일하다가 잠시 내려와서 좀 쉬면서 짐볼 위에 앉아있거나 누워계신다거나 하면 좋은데, 만약 이게 하나의 공간이라고 하면 그런 상황에서 대처하기가 어려웠겠죠. 그래서 그런 대응이 가능 하려면 저렇게 공간이 분리될 필요가 있는 거 같아요. 그리고 성수점에서는 샤워장이 없어서 근처 목욕탕 사우나의 쿠폰을 사서 이용했거든요. 그런데 이분들은 독립적인 활동이 어려워서 센터 내부에 샤워장이 있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별별체육관 큰 활동방
별별체육관 작은활동방
별별 체육관이 어떤 곳이 되길 바라시나요?
저는 이곳이 ‘오고 싶은 곳’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일이 재미있든 아니면 체육이 재미있든 어쨌든 오고 싶은 곳이요. 웃으면서 와서 체육 활동 재미있게 하고, 또 올라가서 열심히 일하고. 그런 긍정적인 순환이 이루어지는 게 삶에 꼭 필요한 것 같아요. 정부나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중증 장애인분들을 위한 체육 프로그램이 보통 한 두달 정도로 단기적인 프로그램이 대부분이거든요. 그런데 이들이 정말 건강해지려면 장기적으로 몇 년씩 계속 갈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이 필요하고, 우리처럼 근로하는 작업장에서 체육을 병행하는 모델이 계속 생긴다고 하면 이분들의 삶의 질이 분명 달라지게 될 거예요. 그리고 그게 분명 사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선순환을 가져올 거고요.
이분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이런 작은 삶의 여유와 즐거움,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이 어쩌면 우리 사회가 다 같이 잘 살기 위해 꼭 필요한 자연스러운 자세가 아닐까 싶어요. 우리 사회가 일에 대한 강박관념이 있잖아요. 무조건 열심히 해야 한다는. 그래도 지금 조금씩 바뀌어 가는 거 같아요. 개인의 삶도 챙기고 그래야 옆 사람도 챙기고, 장애인도 챙기고, 취약 계층도 챙기고 그렇게 될 거 같아요. 그래야 서로 연대하며 다 같이 잘 살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어쩌면 이런 공간이 그런 변화의 아주 작은 시작점일 수도 있겠죠. 이런 체육관이 많이 생겨서 발달장애인분들이 집이나 직장 근처에서 자주 가서 운동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콘텐츠도 재미있고 다양하게 개발해서 여기 동네 분들, 노인분들, 취약 계층 구분 없이 다들 오셔서 같이 운동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함께 운동하며 하나의 커뮤니티가 되는 그런 공간으로 발전시키고 싶어요. 그런데 그러려면 더 열심히 일해야겠네요.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