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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그린나래복지센터 이선화 팀장 인터뷰

저는 강동그린나래복지센터의 이선화 팀장입니다. 보호작업장에서 이루어지는 사업을 총괄하는 복지사업팀을 맡고 있습니다. 우리 보호작업장에서는 주로 쇼핑백 생산 같은 임가공 사업을 통해 매출을 올리고, 이를 통해 근로자분들이 급여를 받아가고 있습니다. 작업장에는 발달장애인 직원분들 외에도 아일렛 같은 구멍 뚫는 기계를 사용하거나 만들어진 제품들을 포장해서 납품하는 일을 맡아주시는 비장애인 직원분들도 함께 근무하고 있습니다.
공간이 바뀌는 동안에는 바로 옆에 강동교회에 공간을 빌려 작업장을 이동해서 일을 이어 갔어요. 바로 옆이다 보니 공간이 어떻게 바뀌는지 중간중간에 근로자분들과 함께 견학도 했거든요. 처음에는 너무 생소했어요. 작업장이 1층에 있다가 3층으로 올라가고, 운동 시설도 생기고 하니까 낯설면서도 깔끔해지고 좋은 공간들이 많이 생기니까 다들 굉장히 흡족해하고 좋아하고 있죠. 그리고 자녀분들이 행복해하는 건 부모님들께도 전해져서 느껴지셨을 거라고 생각이 들어요. 보모님들도 환경이 바뀐 것도, 운동 프로그램이 생긴 것을 굉장히 기뻐하시죠.
공간이 달라지고 생겨난 변화
공간이 완공되고 들어와서 지내보니 가장 좋은 것은 근무하는 층에 휴게 공간이 마련된 부분인 것 같아요. 저희는 작업 시간과 휴식 시간을 구분하는 것을 중요시하는데, 이전에는 작업장은 1층에 있고 휴게실은 2층에 있어서 휴식 시간 10분 동안 층을 옮겨가며 쉬기에는 번거로움이 있긴 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문만 하나 열고 나오면 휴게실이 바로 있고, 훨씬 밝고 정돈된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니까 훨씬 편안하게 음악도 듣고 핸드폰도 하고 그럴 수 있게 되었어요. 그렇게 작업 시간에는 집중해서 작업하고, 휴식 시간에는 휴게실로 나와서 마음껏 지낼 수 있으니까, 일하시는 분들의 상태도 밝게 유지되는 것 같아요. 이전까지 조금 경직되어 있던 분위기가 자유롭게 즐기는 문화로 변하고 있다는 느낌을 저도 많이 받고 있어요.
작업 공간이 3층으로 오고 사무실이 1층으로 내려가니까 외부에서 손님이 오시거나 했을 때 응대하기가 더 편리해진 점은 좋은 것 같아요. 예전에는 1층에 작업장이 있어서 찾아오신 손님들이 우왕좌왕하셨고, 1층에 계신 분들이 “3층으로 가세요”라고 말씀을 드려야 했거든요. 그래서 번거롭고 어수선한 것도 있었죠. 작업장이 3층이 되니까 입·출고할 때 엘리베이터를 항상 이용해야 하는 부분이 조금 불편해진 건 사실 있어요. 쇼핑백이 종이라서 굉장히 무겁거든요. 그 부분에 대한 우려는 공간 계획 단계에서도 이미 많이 논의된 부분이라 알고 있어요.
3층으로 옮겨온 발달장애인 보호작업장 전경, 사원들이 쇼핑백을 만들고 있다.
변화되는 일과 삶의 방식
공간의 변화 외에 직원분들의 일상도 많이 바뀌었어요. 하루 6시간 근무를 기본으로 훈련 시간, 프로그램 시간이 짜여 있었는데, 지금은 근로시간에서 1시간이 줄어서 5시간 근무가 되었고, 최종적으로는 4시간 근무로 차츰차츰 변화할 예정이에요. 근무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그 시간에 진행할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정착시켜 나가는 단계입니다. 일주일에 두 번 체육 활동 시간이 있거든요. 화요일, 금요일에 인당 1시간씩 돌아가고 있어요. 예전에는 스트레칭 같은 기본적인 운동을 매일 반복하는 식이었다면, 별별체육센터에서는 다양한 운동 기구를 이용한다거나 몸을 이용해서 뛰고 움직이는 걸 하니까 다들 굉장히 즐거워해요. 박수 소리나 환호하는 소리 같은 것도 많이 들리거든요. 근로자분들이 체육 수업 없는 날인데도 “체육 언제 해요?”라고 물으시기도 하는 걸 보면 다들 굉장히 기다려지는 시간인가보다 싶어요.
그리고 저희가 어떻게 하면 최저임금에 가깝게 임금을 올려드릴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하고 있거든요. 근무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줄어드는 매출도 보완할 방안을 마련해야 해서, 다른 사업을 발굴하고 훈련 시키는 것도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강동 꿈드래 마켓이라고 암사2동 주민센터 내에 있는 카페인데, 잠시 중단되어 있던 걸 저희가 인수 받아서 7월부터 오픈할 예정이에요. 거기 카페 매니저분은 직무지도원 일자리 창출 사업으로 오시고, 저희 근로자 중에 근로전환 사업에 참여하는 2명이 바리스타 훈련을 받게 될 거예요. 처음부터 바로 잘할 수는 없겠지만, 거기서 훈련을 하는 거죠. 아직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진 않지만, 연계고용을 통해서 세차 사업을 진행하는 것도 구상하고 있어요.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공간
저희가 근로자분들 외에도 지역사회의 발달장애인분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방법들을 많이 고민하는 중이거든요. 2층에 별별체육관을 만들면서 운동할 수 있는 시설이 생겼으니까 생활체육이나 요가 수업 같은 걸 진행할 계획도 세우고 있거든요. 그러면 주변의 다른 보호작업장이나, 지역사회에서 필요로 하시는 분도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참여 기회의 폭을 넓히려고 해요.
영유아기 부모들이 발달장애인 아이를 양육하는 데 어려움이 많거든요. 처음 겪는 일이라 겪는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아이를 어떻게 양육해야 할지 고민하는 부모를 위해 CST (양육자 기술 훈련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어요. 이 외에도 신탁 의사 결정 사업이라고 해서 발달장애인의 보호자가 나이가 들면서 이들의 사후에 발달장애인의 재산권을 지킬 방법을 같이 고민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어요. 이 두 가지는 한국자폐인사랑협회 법인에서 마련한 프로그램으로 우리 센터가 강동구 지역에서의 운영 거점이 되는 거죠.
이런 다양한 활동들이 센터에서 이루어지게 될 거예요. 1층을 비우고 카페처럼 홀로 만들어 놓은 이유도 서로 교류하고 소통하라는 취지로 그렇게 한 거잖아요. 우리 복지센터가 발달장애인분들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 계시는 어르신이나 누구나 다 편하게 오셔서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발달장애인분들이 우리 사회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이 없는데, 앞으로 우리 센터를 발판 삼아서 발달장애인분들이나 부모님들이 사회 활동도 하시며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작지만 든든한 공간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발달장애인 직원과 가족의 아지트이자 지역사회가 함께 어울리는 열린공간이 되어줄 비버홀 모습
새로운 업무가 주는 긍정적인 자극
예전에도 보호작업장 외에 구비 사업으로 지체장애인 어르신들을 위한 무료급식 사업, 세탁 사업, 교통편의 사업 같은 것들이 있었거든요. 운영 주체가 한국자폐인사랑협회로 바뀌면서 그 사업 대신 발달장애인을 위한 새로운 것들을 기획하고 추진하는 거로 바뀐 거죠. 아무래도 기존에는 계속해오던 사업이고 큰 변화랄 게 없었으니까 하던 대로 어렵지 않게 진행이 되었어요. 근데 지금은 과도기인 거죠. 처음 이루어지는 생소한 사업들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전보다는 힘들죠. 뭐든지 처음 하는 게 힘들긴 하잖아요.
그렇지만 처음에 힘들었던 부분들이 완성하고 나면 성취감이 있더라고요. 작년이랑 올해 공모 사업을 몇 달씩 진행했는데, 처음 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혀 모르니까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담당자에게 전화해서 많이 물어보고 시행착오도 많이 겪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지금 와서 보면 어쨌든 제 자신이 그만큼 성장해 있다는 것이 뿌듯함으로 다가오기도 해요. 앞으로 비슷한 일들이 계속 이루어질 때도 처음이랑은 조금 다르게 자신감이 붙어서 ‘그래, 뭐 하면 되지.’ 이런 마인드로 바뀌더라고요. 어찌 보면 정체될 수 있었는데 환기가 된 것 같고 저에게는 좋은 자극이었던 것 같아요.
다른 직원들도 아마 사업을 진행하며 각자 맡은 부분들을 잘 해내면서 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무래도 지금 당장 일이 많아지는 것은 다 달갑지는 않을 거예요. 그렇지만 각자 네 일, 내 일 이렇게 나눈다기보다는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어려운 부분은 서로 도와가면서 해나가면 큰 문제 없이 잘 진행될 거라고 생각은 들어요. 팀장인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진 모르겠지만요.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