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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가족 김명희 님 인터뷰

새로운 공간을 만난 우리 아이
저희 아들은 여기에 실습생처럼 와서 벌써 6년인가 7년째 계속 있게 된 거죠. 오래 다녔어요. 아무래도 저희 아이가 중증이다 보니까 사건 사고가 많긴 해요. 중증인 아이들은 집중력이 길지 않으니까, 지금도 작업장에서 이동할 때나 문제행동이 생기거나 할 때 옆에서 돌봐주시는 활동 보조 선생님이 계시거든요. 그런데 그 케어가 또 너무 집중적으로 되면 애가 또 스트레스를 받아요. 그게 적절히 한다는 게 사실 참 힘든 일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애로사항이 좀 많긴 하죠.
그래도 공간이 참 편안하고 안정감을 주는 그런 느낌이 되고 나니까, 아이들도 감정 기복이 생기더라도 좀 더 빨리 안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확실히 온화하고 따뜻한 느낌으로 바뀌면서 좀 더 편안한 느낌이 주어지는 것 같아서 부모로서 정말 감사드리죠. 아이도 환경이 바뀌니까 좋아하는 것 같고, 되게 밝아진 것 같아요.
공간이 완전히 바뀌는 걸 조금 걱정하긴 했지만, 선생님이나 친구들이 안 바뀌었으니까, 공간은 조금 시간이 지나면 적응할 수 있을 거예요. 저희 아이 같은 경우에는 바뀐 것에 관심이 많아서 온 사방에 다 가서 보고 그러거든요. 뭔가가 바뀌었으니 ‘여기가 어딘가, 여기는 이렇군.’ 이런 식으로 말은 안 하고 자기가 가서 몸으로 부딪치며 알아가는 거죠. 새로운 장소에 가도 그렇게 한번 찬찬히 보고 나면 안정을 취하거든요. 생각보다 공간 변화에 대한 적응력은 괜찮은 것 같아요. 아무래도 사람이 바뀌고 그러는 게 더 힘들죠.
발달장애인 체육 활동에 대한 기대와 바람
사실 협회가 바뀌기 전에도 센터 분들은 다들 참 열심히 잘해주셨어요. 그런데 저희 아이가 자폐가 있다 보니 자폐인사랑협회에 초등학교 때부터 가입도 하고, 거기서 운영하는 캠프도 참석하고, 엄마들 힐링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같은 것도 참여해보고 그랬거든요. 그런 경험이 있다보니 거기서 맡아준다면 더 전문적으로 운영해주지 않을까 싶어서 운영 기관이 바뀌는 것을 저희는 환영했어요. 아무래도 기존에 이미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도 많으니까 더 효과적으로, 미래지향적으로 운영해 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는 거죠. 그런데 처음에는 어디든 다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잖아요. 아무래도 적응기 같은 건 앞으로 더 있을 수 있겠죠. 그저 앞으로 점점 발전하는 모습만 볼 수 있다면 부모들은 더할 나위 없죠.
체육실에서 아이들이 체육 하는 모습도 봤는데 너무 행복해하는 거예요. 부모들은 그렇잖아요. 애들이 행복하면 부모도 행복한 거고. 정말 다들 참 고민을 많이 하셨구나, 수고를 너무 많이 하시는구나 그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저희 아이는 아직까지 그렇게 적극적으로 참여하진 못하지만, 그래도 운동만 한 게 없다고 봐요. 에너지를 표출하고, 거기서 규율이나 규칙 같은 자기가 스스로를 제어할 수 있는 그런 부분들이 체육 활동을 통해 많이 잡히거든요. 그래서 저는 체육 활동이 참 좋다고 봐요.
그래서 저는 아이가 어릴 때부터 특수 체육을 전공하신 선생님들을 알음알음 찾아서 상담도 하고 그룹 수업도 하고 그랬어요. 엄마들이 정보력이 좋잖아요. 선생님들이 편의를 많이 봐주셨고, 교육비 같은 것도 그렇게 비싸진 않았는데, 아이가 중증이다 보니까 선생님이 여러분 필요한데 아무래도 선생님의 수입이 높지 않다 보니 인력이 좀 부족하죠. 공간도 체육실은 주로 지하에 많고요. 저희 아이는 제가 시간이 안 되어서 그냥 사설로 다니긴 했지만, 강동구에서도 배드민턴이라든가 여러 가지 시도를 했던 거 같긴 해요. 하지만 그런 지원이 장기적으로 지속 되지 않는 게 다들 좀 아쉬웠던 거 같아요. 그리고 중증인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사실 잘 없거든요. 아무래도 1대1이든 2대1로 개별적인 케어가 필요하니까 그게 좀 어려워서 그렇다는 건 이해는 하지만, 사실은 그만큼 돌봄이 더 많이 필요한 부분이다 보니, 아무래도 지원이 아쉽죠.
우리 사회 속, 발달장애인 자녀를 위한 자리
아무래도 저희 나이대의 엄마들은 적극적일 수밖에 없었어요.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모든 걸 하나하나 전부 다 엄마들이 나서서 데모 아닌 데모, 시위 아닌 시위 해서 하나씩 만들어가야 했던 거라서 그때는 정말 힘들었거든요. 그나마 한참 전에 부모운동을 많이 해놔서 그나마 지금 어린 자녀를 둔 장애인 부모들은 그래도 아주 조금은 편한 걸 거예요. 저희는 이제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서 또 생기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또다시 엄마들이 해나갈 수밖에 없는 것 같긴 해요. 취업이 많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작업장 수는 적고, 주로 경계선 급의 아이들이 가는 데니까요. 성인기 발달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도 많지 않고요.
초창기에는 정말 맨바닥에 부딪히는 것처럼 했다면, 요즘에는 정치 쪽으로 많이 치우치는 부분이 많아요. 그래서 좀 걱정스러운 부분도 사실 있기는 하지만, 사실 그러지 않으면 또 뭐가 아예 안 되니까.변화를 이끌어내는 게 힘들다 보니 다들 그쪽으로 많이 가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아이보다 하루만 더 살고 싶다’라는 얘기 말고, 같이 살다가 아이가 잘 지내는 거 보고 내가 먼저 가는 게 더 낫지 않나 싶어요. 그게 제 목표예요. 요즘에는 탈시설화에 관해서도 얘기가 많은데 그것도 아직은 너무 막연한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저는 아이들 몇몇이 함께 선생님이나 활동보조사 선생님들 케어 받으며 생활할 수 있는 생활 시설을 만드는 게 목표인데, 그게 잘 운영되는 걸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런 게 정부의 지원으로 사회 시스템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면 제일 안정적이겠죠.
20년쯤 지나니 전반적인 사회 인식이 많이 바뀌긴 했어요. 젊은 분들은 학교 때부터 장애 아이들을 많이 접하니까 훨씬 나은데, 나이 드신 분들은 아직까지도 지나가다가 뒤돌아서까지 저흴 지켜보는 분들도 여전히 많이 있어요. 아이들 키울 때 딱히 죄송할 게 없는데도 죄송하단 말을 너무 많이 해야 했어요. 어쨌든 이목을 끄는 행동을 하고 남에게 폐를 끼치는 행동을 하기도 하지만, 그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좀 더 필요한 거죠. 그런데 요즘은 다들 살기 힘들어져서 팍팍해서 그런지 그런 게 점점 더 없어지는 것 같아요.
그래도 이 공간이 지역사회에 열린 공간이니까 부모회에서 나서서 이런저런 행사를 하면서 ‘함께 즐기자’라며 주변 분들을 초대하고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주변의 인식을 좀 더 호의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우리 엄마들이 그런 홍보 역할을 해야 하는 거겠죠? 그렇게 다 같이 어울려 살 수 있게 되면 좋겠어요.